http://www.youtube.com/watch?v=iRGJGNXijMA

 

 

흥미로운 동영상이다

하늘에서 미국 병사(로 추정되는 사람)가 버린 콜라병이 원주민들의 마을에 떨어진다

원주민들은 생전 처음 보는 물건에 마냥 신기해하다가

그것을 일상에서 이런 저런 용도로 써보기 시작한다

그러다 차츰 콜라병은, 그것이 없이는 어떻게 살았었나 싶을 정도로, 그들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 물건이 되버린다

콜라병은 오직 하나였으므로 그것을 두고 분쟁이 생긴다

결국 한 사람이 나서서 콜라병을 멀리 던져버리지만 그것은 다시 땅에 떨어와 애꿎은 어린아이를 맞춘다

이것이 동영상의 내용이다

 

오늘 배운 수업에서는 미디어가 문화적 함의를 갖고, 필수적 존재가 되는 것에 대한 예시로 이 동영상을 보았다

콜라병을 medium이라 한다면, 그것이 생겨나고, 문화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게 되고 그러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난 이를 좀더 다른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

바로 인간에게 필요가 먼저인가, 소비가 먼저인가 하는 문제이다.

우리는 무엇이 필요해서 무엇을 소비한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특히나 현대사회는 필요가 소비를 만든다기 보다는 소비가 필요를 만드는 관점이 매우 크다.

즉 내가 그것을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보다, 그 외의 다른 요소가 나의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소비하는 것이 나에게 정말 필수적인 행위가 되도록 스스로 '소비의 필요'를 만든다.

하나의 소비는 또 다른 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인간은 벗어날 수 없는 소비의 늪에서 늘 갈증을 느낀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상업주의가 범람하는 현대사회의 문제로 소비와 필요라는 화두를 국한시켜 생각했었는데

조금 더 시각을 확장해보면 인간의 역사에서 소비와 필요는 사실상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것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지나친 비유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점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어떤 관점에서는

인간이 필요에 의해 종교를 만들어 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종교가 또다른 필요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거추장스러운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인간은 필요에 의해 핸드폰을 만들어내놓고는 핸드폰이 없이는 못 사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인간은 필요에 의해 소비를 하고, 그 소비에 의해 필요가 생긴다.

 

사실상 원시시대로 돌아간다고 생각해보면, 없이는 죽을 것은 인간에게 그리 많지 않다.

죽지 않을 만큼의 식량, 얼어 죽지 않을 만큼의 옷가지와 잠잘 곳.

기본적인 의식주의 해결만으로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어떠한 필요에 의해 수많은 것들을 만들어내었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만들어낸 것을 소비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인간을 소비에 구속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어떠한 종류의 욕망이라고 한다면 그 욕망은 자신을 위한, 혹은 자신으로부터 유래된 욕망일까 아니면

타인에 의한, 타인을 위한 욕망일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지금 너무 졸리므로 자야겠다..

Posted by On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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